음악실

트로트로 배우는 회복탄력성, 실패 후 다시 일어서는 마음의 노래

창밖문지기 2025. 11. 2. 07:31

누구나 살면서 한두 번쯤은 힘들게 넘어진 적이 있을 겁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관계가 어긋날 때, 혹은 노력했던 일이 수포로 돌아갔을 때. 그럴 때면 마음 한쪽에서 "이제 정말 끝인가"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하지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런 순간에 우연히 들린 트로트 한 곡이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울 때가 있습니다. 가사는 인생의 무게를 노래하지만, 멜로디는 언제나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이것이 바로 트로트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회복탄력성, 다시 일어서는 마음의 힘입니다.

실패를 감추지 않는 노래

트로트 가사를 들어보면, 실패나 좌절은 전혀 낯선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생은 나그네길", "세상만사 새옹지마", "다시 한 번 일어서자" 같은 표현들은 삶의 굴곡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트로트는 실패를 숨기지 않아요. 오히려 그 아픔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라고 말해줍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태도를 '감정의 수용'이라고 부르는데요, 상처를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순간 마음은 비로소 회복의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트로트는 그 첫걸음을 함께 걸어주는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멜로디 속에 숨은 희망

트로트의 회복력은 가사뿐 아니라 멜로디 속에도 숨어 있습니다. 슬픔을 담고 있으면서도 끝에는 늘 힘이 느껴지는 리듬, 한 번 낮아졌다가 다시 높아지는 선율의 흐름. 이것은 마치 우리 인생의 굴곡을 그대로 닮아 있습니다.

음악치료 전문가들은 이런 '리듬의 상승과 회복'이 듣는 사람의 심리적 안정감과 희망을 자극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트로트를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지요. 음악이 마음을 살짝 끌어올려주는 겁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

트로트는 공감의 언어로 우리를 치유합니다. 노래 속 주인공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그 안에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힘들지만 오늘도 웃어본다", "다시 한 번 해보자" 같은 가사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일상의 응원처럼 들립니다.

그 공감의 순간, 우리는 깨닫습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이 정서적 연결감은 외로움을 덜어주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불어넣어줍니다.

수용하고, 의미를 찾고, 다시 도전하기

심리학자들은 회복탄력성을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상황을 수용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다시 도전할 의지를 갖는 것. 트로트는 이 세 가지를 모두 품고 있습니다.

과거의 상처를 인정하며(수용), 그 속에서 배움을 찾고(의미 부여), 다시 노래하며 앞으로 나아가자(재도전)고 말하지요. 그래서 트로트는 단순한 위로의 음악이 아니라, 삶의 철학을 담은 마음의 훈련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이야기

결국 트로트가 들려주는 회복탄력성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작은 희망이라도 붙잡고, 오늘 하루를 살아내려는 마음. 그 마음이 모여 인생을 다시 밝히는 등불이 됩니다.

트로트는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사는 게 다 그런 거야, 그래도 웃어야지." 그 단순한 한마디가 얼마나 큰 용기와 위로가 되는지,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패의 순간에도 우리는 여전히 노래를 듣습니다. 그리고 그 노래 속에서 다시 한 번, 일어설 힘과 살아갈 이유를 찾아갑니다. 오늘도 흘러나오는 트로트 한 곡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시작할 용기가 되어줄 거예요.

by.창밖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