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는 사랑의 노래입니다. 그런데 그 사랑은 달콤하기보다는 쓸쓸하고, 만남보다는 이별을 이야기하곤 하죠. 하지만 그 속의 이별은 단순한 슬픔이 아닙니다. 트로트는 떠나간 사랑을 통해 기다림의 미학과 인간의 감정을 가장 진솔한 언어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트로트 가사를 들어보면 "떠나간 그 사람", "기다리다 지친 밤", "잊을 수 없는 그대"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사랑의 실패를 말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그리움이라는 감정 구조를 담고 있는 것이죠. 심리학적으로 보면 그리움은 결핍에서 비롯된 감정이지만, 동시에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정서적 지속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트로트는 이 복합적인 감정을 멜로디로 풀어내며, 이별 속에서도 사랑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음악치료의 관점에서 보면, 트로트의 이별 노래는 감정의 정화, 즉 카타르시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별은 누구에게나 아픈 경험이지만, 그 아픔을 음악으로 표현할 때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외부화하고 정리할 수 있게 됩니다. 슬픈 가사에 공감하고 눈물이 흐르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의 상처를 직면하면서도 그것을 이해 가능한 감정으로 변환시키게 되죠. 이것이 바로 트로트가 주는 심리적 치유의 힘입니다.
또한 트로트의 사랑 노래는 기다림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전환시킵니다. 다른 장르의 음악이 사랑의 결말을 강조한다면, 트로트는 그 사이의 시간, 즉 기다리는 과정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돌아올 그대"라는 문장은 현실적 기대보다는 마음의 지속성을 의미합니다. 그 기다림 속에는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끈기와, 사랑을 통해 자신을 지탱하려는 존재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트로트의 멜로디 또한 이별의 감정을 정교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느린 템포, 단조와 장조를 오가는 선율, 그리고 목소리의 떨림은 사랑의 상실과 희망의 잔향을 동시에 전하죠. 이때 우리는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 속 사랑을 떠올리며 감정적 공명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 공명 속에서 음악은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모든 사람의 보편적 감정을 끌어안게 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트로트의 이별 노래가 결코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잊지는 못해도, 웃으며 살자." 이 한 줄의 가사에는 인간의 강인함이 스며 있습니다. 트로트는 이별을 통한 성숙, 상실 속의 존엄을 이야기하고 있죠. 즉, 사랑의 완성은 소유가 아니라 이해와 수용에 있음을 노래하는 것입니다.
결국 트로트가 사랑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이별을 통한 인간 이해, 기다림 속의 자기 발견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감정의 기록이 아니라, 인간 존재가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감정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트로트는 울음을 노래하지만, 그 끝에는 따뜻한 미소가 남습니다. 이별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는 슬픔보다는 위로를, 기다림 속에서 절망보다는 희망을 배우게 됩니다. 트로트는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떠나도 마음은 남는다." 그것이 바로 트로트가 사랑을 이야기하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입니다.
by.창밖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