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창밖음악실

문득문득 떠오르는 옛날나이가 들수록 참 이상한 일이 많습니다.별생각 없이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오래된 기억이 문득 떠올라 마음을 두드립니다.젊었을 때 친구들과 아무 걱정 없이 웃던 날,첫사랑과 손잡고 걸었던 저녁 거리,아이의 첫 “엄마”라는 외침,이제는 손을 잡아드릴 수도 없는 부모님의 따뜻한 온기까지…이미 지나가버린 시간들인데도마음속에서는 여전히 또렷하고 따스합니다.추억이란 참 묘해서, 떠올릴 때마다슬프고도 따뜻하고, 허전하면서도 위로가 되는그 특별한 감정을 선물하곤 하죠.이게 바로 ‘회상(回想)’이 가진 치유의 힘입니다.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지금의 나를 이해하는 일심리학에서는 추억을 떠올리는 것을그저 옛날을 그리워하는 감상으로 보지 않습니다.우리가 경험했던 일들을지금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며그 ..

왜 힘들 때 더 슬픈 노래를 찾을까?참 이상한 일입니다.마음이 힘들수록 신나는 노래보다는 애절한 발라드나 가슴 아픈 트로트를 찾게 됩니다.눈물 나도록 슬픈 멜로디를 들으면서 같이 울고,애잔한 가사를 들으며 마음속 이야기를 끄집어내다 보면어느 순간 마음이 조금 가벼워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이 경험 속에는 꽤 과학적이고 심리적인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카타르시스 효과,즉 감정을 정화하고 풀어내는 치유 과정입니다.우리가 평소에 억눌러두었던 감정들은슬픈 노래라는 통로를 만나 밖으로 흘러나오게 되고,그 과정에서 마음속 응어리도 함께 풀려나가게 됩니다."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 정서적 동일시의 힘슬픈 노래를 듣다 보면어느 순간 “이거 내 얘기잖아”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떠나..

내 이야기 같은 노랫말트로트를 듣다 보면 "어, 이거 내 얘기네?" 싶을 때가 많습니다. 신기하게도 가사 한 줄이 내 마음을 콕 찌르는 느낌이죠.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트로트 가사에는 우리 모두가 겪는 인생의 순간들이 담겨 있거든요."세월아 네월아 가지 말아라" 같은 가사를 들어보세요. 그냥 시간이 아까워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지나간 청춘, 돌아오지 않는 사랑,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한 문장에 다 들어 있어요. 이런 가사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내 경험과 겹쳐지면서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를 받게 됩니다.심리학에서는 이걸 '감정적 동일시'라고 합니다. 노래 속 주인공의 감정이 곧 내 감정이 되는 거죠. 그 순간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낍니다.말하지 못한 마음을 대..